와... 우선 페어 분위기 너무너무 취향입니다 (ㅁㅊ...) 현재 나이대가 2-30대라고 적어주시긴 했지만 분위기는 약간 서로 오래 알고 지낸 순애 노부부 바이브에 가까워서 정말로 좋았어요. 키워드가 연인과 일상이었는데 뭐랄까 막 만난 연인들 특유의 풋풋함과 설레는 분위기라기보단... 연인과 일상, 꼽아주신 두 키워드 중에 딱 하나를 고르라면 전 이 친구들이 일상 키워드에 더 어울리는 친구들이 아닐까 조심스레 말해봅니다. 오랫동안 함께 지내서 연인보다는 가족이라는 이름에 더 가까워진 친구들이요. 같이 지내는 일상이 익숙하다 못해 당연해지고 고갤 돌리면 언제나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올 게 서로의 존재일, 그런 각자의 하루와 인생에 완벽히 스며든 일상 같은 관계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둘을 보자마자 가장 먼저 떠오른 감정이 '편안함'이었거든요. 물론 그림 분위기 자체가 워낙 푸근하고 따스해서 그렇게 느낀 거일 수도 있지만 두 친구의 표정이, 특히 엘케의 미소가... 딜런의 품 안에 있는 엘케가, 완벽히 보호 받는 사람 특유의 안도감과 여유로운 표정을 하고 있어서 인상적이었는데요. 이 친구들의 일상을 저도 조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타인에게 두 사람의 관계를 침범 당하기 쉬운 도시나 번화가보단 시골 마을을 여기저기 여행 다니고 옮겨 다니면서 살거나 멀리 떠나서 둘만 있는 별장에서 일상을 누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로의 손에 익게 직접 깎아 만든 목재 가구들과 천을 지어서 하나하나 섬세하게 만든 옷을 입고 한적하고 낭만적인 공간으로 가서, 둘 뿐인 삶을 산다고 해도 이 친구들이라면 충분히 행복하겠지 싶은 얼굴을 하고 있어서...... 정말 주접으로 여백을 채우고 싶진 않은데ㅠㅠㅠㅠ 진짜 넘 좋아서 좋다는 말밖에 안 나오네요. 함께 있을 때 누구보다 넉넉해 보이는 친구들이라 사랑스럽습니다...
딜런 눈이 파란색, 엘케 눈이 하늘색인 것도 좋아요. 딜런의 눈 색과 비슷하면서도 그보단 엘케 눈이 더 옅은 색을 내고 있을 걸 생각하니까 딜런 눈에 비친 엘케의 눈동자는 본래의 것보다 색이 진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네요.
이건 그리고 정말 제가 생각해도 억지, 억지, 개 억지지만, 적폐 날조 캐해석이라는 커미션의 본분에 맞춰 조금 더 하고 싶은 말을 맘껏 해보자면 보내주신 그림 중 우측에 있는 그림... 엘케가 딜런의 머리를 제 쪽으로 감싸고 있는 그림이요. 누군가 행복한 두 사람을 찍거나 그려 기록한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부터 진짜 헛소리임)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미스터리물 영화를 시작할 때, 탐정이나 형사, 수사반장이 나와서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진 두 사람'이라는 이름의 미제사건을 설명하면서 보여주는 수사파일 속 들어있는 사진이요. 그 사진에 담긴 딜런과 엘케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그런 게 나오면서 보통 영화 도입부를 열고 두 사람이 겪은 이야기를 과거 장면을 통해 그려내는 클리셰 영화. 그 영화의 주인공 같은 친구들이다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딜런과 엘케, 이 둘이 어떠한 억까를 통해 세상의 풍파란 풍파는 있는 대로 맞고 사랑할 자유조차 방해를 받았을 때, 서로의 이해자가 된 두 사람이 둘이 온전히 함께 할 수 있는 어떠한 곳을 찾아내 영원히 사라지며... 세간에선 미스터리 소리를 듣지만, 실은 두 사람이 행복해질 방법을 제대로 찾아냈을 뿐인 서스펜스 힐링 영화 뭐 그런...?
https://youtu.be/LajP3HbyQpU?si=HTuDsdfPcei97vG6
얘네를 보자마자 바로 이 노래가 떠올랐어요, 사실. (바이럴 아닙니다,,,ㅠㅠㅠ) 평소 좋아하는 노래인데 <보니앤클라이드>라고... 왜 떠올랐는지는 자세히 설명할 수 없지만 노래의 분위기나 노래의 모티프가 되는 실존 인물들이 비슷하다는 건 아니고요. 약간 이 노래의 가사요. 어둡고 퇴폐적인 노래다 보니 따스한 딜런엘케와는 상반되는 분위기지만 가사 자체는 제가 생각한 이 친구들과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한 번 들어봐주세요...ㅎ
캐해석 글 쓰면서 옆에 딜런엘케 자료 켜놓고 보면서 썼는데... 언제든 손을 뻗으면 상대가 몇 번이고 잡아 당겨줄 친구들처럼 보여서, 제가 다 기분이 좋아졌네요. 이 친구들이 살아갈 모든 일상의 순간들이 궁금해집니다. 예쁜 아기들 맡겨주셔서 감사했습니다~~!